자연스레 눈이 떠져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3시입니다.
...........
꽤 푹 숙면을 취했지만......
아쉽습니다.
1분1초가 아깝습니다.
앗! 이 잠자는 시간마저 아까운 기분은 꽤 오래간만에 느껴봅니다!
내가 언제 또 이런 기분을 느껴본적이 있난 침대에 누워
멍하니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등병 시절 고대하고 고대하던
백일휴가를 나왔을때와 똑같은 기분입니다.
4박5일의 기간. 이동하는 시간, 잠자는 시간, 숨쉬는 시간조차 아까워
어찌할줄을 모르며 필사적으로 놀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복귀할때가 가까워 질수록 어깨를 짖누르는 알수없는 중압감에
힘이 쭉 빠지며
좀더 재미있게 못 놀았다는 후회와
좀더 맛있는걸 못 먹었다는 아쉬움과
어째서 내 위장이 좀더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안타까웠던 그 기분.
음... 이제 오늘밤이 지나고 내일 저녁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으으윽... 백일휴가 나온 이등병이
부대 휴가복귀하는 심정을 또 느끼다니...
오랜만에 떠오르는 괴로운 추억에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조차 아까워져
저절로 몸이 침대를 박차고 튀어 오릅니다.
폭풍세면을 마치고 로비로 내려오자 윤종군과 쟈니가
로비에서 수다를 떨고 계십니다.
과연 1주일 체류자에게선 시간을 어떻게 보내든 상관없다는
여유로움이 후광처럼 뿜어져 나옵니다.
마감에 쫒기는 작가처럼(응?)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
안달이 날 지경인 저의 눈을 멀게 할 정도입니다.
오늘의 화제는 혁진군과 기타등등 발리바고에서 놀다 제껴져
돈을 찾기위해 길 건너 은행을 가다 겪은일이 주제였습니다.
은행의 ATM에서 돈을 찾으려는데 골목길에서 수발의 총성이 들리더니
차가 급발진하며 도로가로 뛰쳐 나왔다고 합니다.
깜짝 놀란 혁진군 일행은 거리를 걷던 현지인과 함께
차를 피해 도망치며 액션영화를 찍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고
한때의 추억으로 남겨져 천만다행입니다.
필리핀의 안좋은 치안을 뼈져리게 느낀듯 합니다.
항상 일행과 함께 움직이고
밤에는 절대 혼자 돌아다니면 안된다는걸 깨닫습니다.
그정도로 치안이 않좋은건 아니지만 뭐.
매사에 조심 또 조심하는게 상책입니다.
로비에서 수다를 떨고있자니 강진군이 부스스한 몰골로 내려옵니다.
배가 고파 윤종군과 강진군과 함께 밥을 먹으러 나가기로 합니다.
집합시간은 4시. 어제의 일도 있고 하니
오늘은 제시간에 모일거 같습니다.
필리핀을 많이 다녀왔던 윤종군이 있기에 저희는
밥을 먹고 바로 대회장소인 스퀴즈 포커룸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쟈니옹께선 인원들을 점검하고 움직여야 하기에
아쉽게도 호텔에 남으셨습니다.
거리를 걷는데 무섭습니다. 트라이와 지프니가
빵빵거리며 타라고 도로가에 멈춰섭니다.
탄다고 손을 흔든적도 없고 잠시 서있을 뿐인데도
멈춰선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안탈꺼면 빨리 꺼지라는 무언의 시위같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잠깐만 멈춰서도 쏜쌀같이 달려와 대기하는
지프니에 타야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옵니다.
그렇게 타의에 의해 쫒기듯 걷다보니 덥습니다.
한여름의 날씨입니다. 아? 지금이 여름이던가?
뭘 먹을까 고민하기에 전 일말의 주저도 없이 고기를 외칩니다.
하지만 강진군과 윤종군이 거절합니다.
그리곤 주몽이라는 한국음식점을 가자고 합니다.
평생 사는것도 아니고 잠깐 있다 가는건데
필리핀 까지와서 한국음식을 먹어야 한다니.
저로선 이해가 가지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윤종군과 강진군은 새로운 음식을 접하는 시도를
하기 싫은가 봅니다. 어르신들 처럼 익숙한것만 찾습니다.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어쩔수 없이 주몽으로 끌려갔습니다.
주몽이란 음식점은 바가 늘어서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필즈 애비뉴였나? 메인 스트리트였나?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서 환전을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분위기가 한국 음식점입니다.
밑반찬과 물병도 한국식당과 똑같습니다.
삼겹살과 닭도리탕을 주문합니다.
삼겹살은 주방에서
대회는 도착 첫날 간단한 스낵과 함께 우리를 환영해준
스퀴즈 포커룸에서 열립니다.
트라이를 타고 도착해보니 늦었을거란 우려와는 달리 아무도 없습니다.
매장도 이제 막 오픈을 했는지 바텐더들이 매장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소파에 앉아 미드를 주제로 한창 떠들고 있으니
드디어 일행분들이 도착합니다.



저희 일행만 있는 스퀴즈 포커룸에서
게임 시작을 기다리며 바에서 간단한 음료를
주문해 드시며 필승의 전의를 다집니다.
우리의 백사장님께서 어제 밤늦게 합류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오시자 마자 얼굴만 비추시더니
혼자서 놀터이니 아무도 접근하지 말란 엄명을 내리시곤
모든 연락을 끊은채 바라카를 즐기러 가셨습니다.
해서 백사장님의 바카라 성적은 극비로 부쳐지셨습니다.
오늘은 대회참가를 위해 친히 왕림하시어 대회를 빛내 주셨습니다.





대회 준비를 위한 칩 세팅과 바인이 시작되었습니다만
어라? 저희가 너무 일찍 도착한걸까요?
아직 저희 일행말고는 아무런 참가자가 없습니다.
해서 불가피 하게 시작시간이 6시로 변경됐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시간이 지루한지 순식간에 링게임이 열립니다.
대회시작까지 40분정도밖에 안남았는데
링게임을 즐기시는 한국 플레이어분들.
대회시의 감을 잡기위한 워밍업이라 생각합니다.

스퀴즈 포커룸의 스텝들과 쟈니옹.
쟈니옹께선 양손에 꽃을 쥔채 행복한 표정을 지으십니다.
사진 오른쪽의 남자분이 현지에서 저희 일행을 서포트하시며
많은 도움을 주신 샘어르신입니다.

저도 한번 찍어 봤습니다. ㅋㅋ
쟈니옹의 사진기술이 미흡하며 잘 나오진 않았습니다.
6시 정각 드디어 대회가 스타트합니다.

저와 명훈이, 동하형과 강진군이 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은근히 한국 플레이어들끼리의 싸움은 자제하며 현지인들을 견제합니다.
아니 했다고 혼자 생각해 봅니다.






게임을 치다가 아차! 사진 찍어야지 하는 생각에
사진기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게임치랴 테이블마다 사진 찍으랴 정신이 없더군요.
스퀴즈 포커룸은 와일드 에이스와는 달리 테이블에서 좀 떨어져
바에서 담배를 피면 되니 편합니다.
테이블이 바를 중심으로 퍼져 있어 흡연중간에
자신의 핸드를 확인할수 있습니다.
와일드 에이스에선 담배를 피려면 아예 포커룸 밖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저는 사진찍고 핸드확인하고 담배피고 음...
나름 멀티 플레이를 했습니다.
어라? 그런데 앤더슨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갔지? 쟈니옹에게 물어보니 아무도 모르게 전설을 만들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셨더군요.
어제와 마찬가지! 자리에 앉자마자 들어온 첫 핸드!
10파켓!
당연하게 스텍의 반을 레이즈! 한명이 콜!
플럽은 A. 9. 2.
당당하게 올인을 때리는 앤더슨.
콜한 현지인. 장고에 장고를 거듭합니다.
그러다 콜.
상대의 핸드는 K.K 일명 카우보이.
어제와 똑같은 상황.
그렇게 앤더슨은 또 다시!
시작 하자마자
첫 핸드 똑같은 10파켓으로
시작한지 1분!
첫게임에 아웃당하시는
일부러 하기도 쉽지않은 전설을 만드시곤
시원하게 술마시러 사라지셨습니다.
점차 블라인드가 오르며 드디어! 명훈군의 난장질이 시작됩니다.
2.7로 올인을 박고 올 폴드하자
카드를 오픈하며 사람들의 석을 죽이십니다.
저는 소소하게 따고잃고를 반복하다 보니
스타트칩에서 오천정도밖에 올리지 못해 이만정도만 있습니다.
숏스택. 그러다 들어온 A.10 클로버 수릿!
일단 콜만 땁니다.
플럽 Kh. 5c, 9c 플러시 드로우.
참가 플레이어는 네명.
포지션을 착각해 첵 동작을 하다가
내 차례가 아닌걸 알고 멈췄으나 들켰습니다.
한 현지인이 2천 레이즈 올 폴드.
단번에 K 탑페어가 맞았다는걸 눈치챘습니다.
하지만 플러쉬 드로우라 죽을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첵 액션을 들켜서 푸쉬도 못합니다.
어쩔수 없이 콜만. 나머지 다 폴드. 헤즈업 상황입니다.
턴 2s가 깔립니다.
그러자 8천 레이즈가 튀어나옵니다.
아아 고민됩니다. 클로버만 깔리면 이기는 상황.
그건 저도알고 상대편 플레이어도 알고 있습니다.
이때 폴드 했어야 하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콜합니다.
리버 7h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현지인 플레이어 절 바라봅니다.
하필이면 대각선 방향으로 바로 마주보고 앉아서
제가 첵하는 모션을 정면으로 본 놈입니다.
그래도 착한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바라보기에
저도 미소로 화답하며 그냥 카드를 던졌습니다.
역시나 K을 보여주네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폴드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승부를 보지도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다
스텍의 반을 날린 제 플레이가 한심스럽습니다.
그 뒤로도 변변한 카드 한번 못 만져보고
시간만 지나다 보니 아웃당한 인원이 많은지
브레이크 타임도 아닌데 밸런스 조절을 위해 테이블을 줄입니다.
다른 테이블. 언더더건으로 앉자마자 들어온 A.J.
뭐라도 씌였는지 스텍의 반인 5천을 아무생각없이 던집니다.
순간 화기애애하던 테이블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해지고
저도 아차!싶습니다.
전부 폴드하고 뚱뚱한 서양 할아버지가 콜을 받습니다.
플럽 3.5.9
끄응... 서양할아버지 테이블 칩리더라
5천 숏스택으로 올인도 못칩니다.
별수없이 책하니 바로 천짜리 칩을 한뭉텡이 던집니다.
보나마나 하이파켓입니다.
5천가지곤 더이상 플레이도 불가능 합니다.
다들 칩스텍이 6,7만을 넘습니다.
A가 뜨길 바라며 리바이를 부르곤 콜을 합니다.
서양 할아버지는 J파켓.
결국 A는 뜨지 않고 리바이를 합니다.
리바이 금액 4천페소,
칩은 만오천을 줍니다. 이제 시작.
하지만 칩 차이가 너무 많이 납니다.
타임이즈나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함부로 콜도 따지 못하고 숨만쉬고 있습니다.
그러다 들어온 6파켓.
올인을 외치며 승부를 봐야 했으나
미련하게도 3천 레이즈를 쳐버립니다.
테이블 앉자 마자 A.J으로 5천을 쳐버려
피쉬이미지가 박혀 있어선지 다들 쉽게 콜을 땁니다.
플럽 K. 5. J.
다시 3천을 레이즈 하자 두명이 콜을 땁니다.
턴 7.
제길...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2천 레이즈.
한명 폴드하고 한명 콜을 땁니다.
리버 5.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 남아있는칩은 6천뿐입니다.
어쩔수 없이 올인을 칩니다.
그러자 이상하게 고민을 합니다.
자리에 일어서서 알수없는 말을 속사포처럼 내뱉으며
고민을 하는 상황에 혹시나 하는 희망이 듭니다.
그런데 역시 피쉬 이미지가 결정적인 패착이었습니다.
테이블을 내리치며 콜을 외치더니 카드를 오픈합니다.
J.7
턴 투페어라 턴에 쉽게 콜을 따고 리버에 5가 쫑이 나면서
혹시나 제가 K을 가지고 있어 지는건 아닌가 고민한듯 합니다.
에휴. 카드를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오늘 제 플레이는 스스로 돌아봐도 참 어리석고 한심한 플레이였습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과감하게 승부를 봐야 할때 보지못하고 끌려만 다녔습니다.
역시 홀덤은 운도 따라줘야 하지만 소심하게만
플레이 하다간 죽도밥도 되지않은채 말라죽는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짤리고 3분도 채 되지 않아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한국 플레이어 분들 성적이 좋지 않네요
어제와 비슷한 인원만 살아남았습니다
구워져서 나오고닭도리탕도 조리가 완료된 상태로
가스버너와 함께 나와 약간 졸인뒤 먹을수 있게 나옵니다.
맛은 음... 한국의 맛입니다.
고기도 꽤 맛있고 닭도리탕도 맛있습니다.
필리핀에서 한국음식 맛있게 먹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앙헬레스 오기전 앙헬레스의 맛집은
모조리 섭렵하겠단 야망을 가지고 도착했것만
아직 한군데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짧은 시간이 아쉬울 뿐입니다.
식사를 다 마치니 4시 30분입니다.
오늘을 다들 일찍 모였을테니 벌써 대회장에 도착해
우리가 가장 늦었을까 싶어 서둘러 대회장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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